AI시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디지털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중심에는 데이터센터가 존재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모아 데이터를 수집·저장·처리하는 공간으로, 디지털 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다. 이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저장시설을 넘어 데이터를 가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디지털 공장(Digital Factory)’의 역할을 한다.
데이터의 양은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2026년 전 세계 데이터 처리량이 221 ZB(221조 GB)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자율주행, 생성형 AI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디지털 서비스 뒤에는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존재한다. 특히 생성형 AI와 고성능 연산 수요가 늘면서 초대형·고(高)집적 시설인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1)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력 수요도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국가 전력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인프라로 부상 중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구축을 둘러싼 갈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위한 서버는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열을 냉각하기 위해 막대한 물이 필요하다. 미국 애리조나처럼 가뭄이 잦은 지역에서는 식수와 농업용수, 데이터센터 용수 사용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센터는 도심 인근에 있어야 하지만, 소음·전자파 등에 대한 우려로 주민 반발이 커지며 센터 건립 지연·철회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1. 1)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연면적 22,500㎡ 이상, 서버 10만 대 이상 수용 가능한 시설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한다.
새로운 데이터센터의 공간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공간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지상의 한계를 넘어 해저와 지하, 그리고 우주까지 확장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냉각 환경을 확보하고, 재난이나 전쟁 같은 위험에도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곳은 해저다. 밀폐형 서버를 해저에 설치하고, 차가운 해수를 자연 냉매로 활용해 서버를 냉각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해저 데이터센터는 냉각설비·전력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진동이나 먼지 같은 지상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유지보수가 어렵고, 장비를 인양하는 비용이 높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또 다른 대안은 지하다. 지하는 외부 온도 변화가 적어 서버 냉각에 유리하며, 태풍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나 테러 위험에서도 비교적 안전하다. 노르웨이는 폐광산을 리모델링해 유럽 최대 규모의 지하 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미국 미주리주 역시 지하 동굴을 데이터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폐광산이나 지하터널 같은 유휴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소음과 전자파, 경관 훼손 문제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는 우주 데이터센터도 등장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10MW급 우주 데이터센터의 설치·운영·유지관리 로드맵을 수립했고, 일본은 통신사 NTT와 위성사업자 JSAT가 합작해 위성을 서버로 활용하는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구 궤도의 극저온 환경을 활용하면 별도의 냉각 장치 없이도 서버를 식힐 수 있고, 태양광을 활용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 다만 발사 비용과 유지보수,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 위험 등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해외 데이터센터 사례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나틱 프로젝트(해저)
  • 중국 하이랜더의 해저 데이터센터(해저)
  • 노르웨이 레프달 광산 데이터센터(지하)
  • 유럽연합 ASCEND 프로젝트(우주)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하이랜더, 레프달 광산 데이터센터, Thales Alenia Space

데이터센터, 이제 ‘자원 따라 이동한다’
우리나라 역시 데이터센터 전략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초고속·대용량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며,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분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도 비수도권 입지를 원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방 이전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공간을 확장하려는 시도 역시 이어지고 있다. 울산광역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SK텔레콤은 업무협약을 맺고 2030년까지 울산 앞바다 해저 30m에 서버 10만 대규모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와 전라남도 장성군에서는 폐광산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정책적 지원과 공간 확장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단순한 입지 이동을 넘어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로의 전환이 중요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냉각수 등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데이터센터 전략이 요구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는 소양강댐의 수자원과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열에너지와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 클리스터가 완공되면 에너지 사용량은 절감하고, 미세먼지와 CO₂ 배출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약 4천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 창출도 기대된다.
이제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서버를 모아 둔 공간이 아니다. 에너지와 물, 지역이 보유한 자원의 강점을 극대화한 맞춤형 클러스터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에너지 공급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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