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온 신성한 여신
히말라야의 만년설에서 발원해 인도, 방글라데시까지 이어지는 갠지스강(Ganges River)은 아시아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생명의 물길이다. 사람들의 삶과 신앙을 품어온 이 강은 본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성한 물줄기였다고 전해진다.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강가(Ganga)는 천상의 궁전을 감싸던 은빛 강물로, 정화의 능력이 탁월했다. 그 아래를 지나기만 해도 마음의 먼지가 사라질 만큼 순수해 그녀의 물길은 신들의 세계를 적시며 끝없는 생명의 기운을 퍼뜨렸다.
이때 인간 세상에서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었다. 사가라(Sagara) 왕의 6만 아들들이 억울한 음모에 휘말려 죽음을 맞고, 해탈하지 못한 채 지하세계에서 떠돌고 있었다. 왕의 후손 바기라타(Bhagiratha)는 조상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산 정상에서, 강가에서, 심지어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도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수년이 흘렀다.
그의 기도가 하늘에 닿자 창조신 브라흐마(Brahma)는 강가를 지상으로 내려보내 영혼들을 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하늘의 강가가 그대로 떨어진다면, 그 막대한 힘에 지상이 산산조각 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기라타는 다시 신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파괴와 생성의 신 시바(Shiva)가 나섰다. 그는 떨어지는 강가를 자신의 몸으로 받아내겠다고 한 것이다. 하늘이 열리고 강가가 천둥 같은 물줄기로 떨어지려 하자 시바의 머리칼이 검은 구름처럼 펼쳐져 그 거센 물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강가는 그의 머리 위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실개천처럼 잔잔하게 지상으로 흘러내렸다.
그 순간 하늘의 강은 땅의 강이 되었고, 여신 강가는 인간 곁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바기라타를 따라 산과 들을 지나 그의 조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강가의 물이 그곳에 닿자 6만 명의 영혼은 비로소 속박에서 벗어나 빛으로 떠올랐다. 그렇게 갠지스강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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