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라는 단어를 들으면 숨부터 막히곤 했다. 매일 힘차게 달려야만 할 것 같았고, 시작부터 누군가 쫓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손을 꽉 쥐듯 애를 쓴 덕에 며칠은 계획한 만큼 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계속 뛰어가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오랫동안 버틸 힘이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나는 자주 넘어지는 사람이 됐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나를, 그리고 금방 포기하고 마는 나를 오랜 시간 미워하며 살았다.
완벽주의는 이 레이스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 조금만 계획에서 어긋나거나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0’의 상태로 돌아가도록 부추겼다.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분명 변화가 있었음에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 무너뜨리고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곤 했다. 매일 1을 해내야만 하는 사람에게 0.3의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 그 작은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여 변화를 만드는 것임에도 말이다. 그렇게 쌓아 올린 시간은 모두 손아귀에 쥔 모래처럼 허망하게 사라져 갔다.
매번 넘어지기만 하던 내 마음에 문득 질문을 던졌다. “나를 채찍질하며 목표를 향해 달려갔을 때 진정 원하는 것을 손에 쥐었는가? 쥐었다고 할지언정 목표로 향하는 과정까지 행복했는가?”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나는 나를 괴롭히며 달려가고 있는가.
목표라는 건 결국 행복하게 살자고 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노력하는 모든 순간이 힘들고 버겁기만 하다면, 매번 포기하고 다시 쌓기를 반복할 거라면 나는 왜 이렇게 목표만을 바라보며 완벽주의에 갇혀 있는 걸까. 사실 목표를 세우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면 참 쉬운 인생이다. 하루하루 즐거움과 쾌락을 찾아서 그저 즐겁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나는 왜 애써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가.
내가 목표를 세우는 ‘본질’과 ‘이유’부터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결국 ‘더 나은 삶’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는 대답이 나왔다. 지금껏 나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찰나의 성취를 위해, 수많은 인생의 시간을 자기비난과 좌절감으로 채우고 있었다.
인생의 대부분은 과정 속에 있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소요하는 대부분의 시간은 ‘과정’ 안에 있고, 그 과정이 곧 내 시간이자 삶이기 때문이다. 나는 목표로 향하는 과정을 바꾸기로 했다.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과정까지 행복해야 내가 바라는 ‘행복한 삶’의 모습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나는 나를 채찍질하던 방식을 그만두고, 나의 마음을 존중하며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조급함을 걷어내고 속도를 늦췄다. 마음이 급하다고 해도 원하는 걸 빠르게 손에 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의 컨디션과 하루하루의 리듬을 존중했고, 어떤 일이든 더 재미있게 할 방법도 찾았다. 어떤 날은 1을, 어떤 날은 0.3을 해도 괜찮았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어떤 날은 2를 해내는 날도 생기니까. 처음부터 너무 거대한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 목표를 잘 설정하는 것 역시 나를 존중하는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또 미루지 않고 할 일을 미리 해낸다. 만나지 않아도 될 불안에 나를 잠식시키지 않는다. 때때로 휴식을 선사하기도 했다. 쉬지 못해 덜거덕거리는 나사를 조이면서 꾸준히, 오랫동안 달릴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돕는 것이다.
새롭게 만든 내면의 규칙은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채찍질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열심히 걸어가는 나를 이해하고 돌봐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면서 나아가기에 계속 걸을 수 있었다. 이 멈추지 않는 발걸음이 곧 꾸준함의 실제 모습이다.
나는 한때 꾸준함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꾸준함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꾸준할 수 있다. 매일 완벽하지 않아도, 매일 똑같은 양을 해내지 않아도, 또 어떤 날은 그냥 쉬어가도 괜찮다는 걸 스스로에게 말해주기만 하면 된다. 목표로 향하는 과정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그게 내 삶을 사랑하는 방식임을 알면 완벽주의는 더 이상 나아가는 발걸음을 괴롭히지 않는다.
우리가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다. 한 사람에게 있어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인가. 내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 곧 삶을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많은 시간을 이루는 과정 역시 행복해도 된다. 과정도 얼마든지 재밌어도 된다. ‘과정 역시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까’,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자신에게 물어보고 고민해 보자. 그러면 걸림돌 없이 꾸준히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그렸던 목표에 힘들지 않게 도착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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