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순간 변화를 즐기는 배우
-
“늘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배우 김혜윤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새 작품을 만난 설렘과, 이것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쁨이었다. 여기에 그간 보였던 작품들과 달리 예상하지 못했던 장르의 변화는 그를 더욱 신나게 했다. 영화 <살목지>는 김혜윤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살목지>는 로드뷰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검고 깊은 물속의 무언가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 영화다. 김혜윤은 극 중 기이한 소문이 무성한 살목지로 촬영팀을 이끌고 가는 PD 수인 역을 맡았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같은 배급사라 그 기운을 이어받아 <살목지>도 좋은 기운으로 파이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인들의 반응도 흥미로웠죠. ‘너 때문에 왔는데 공포 영화 너무 무서워한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영화는 너무 잘 봤는데 거의 눈을 가리고 봤다는 반응도 있었고요. 제가 연기했는데도 깜짝깜짝 놀랐어요.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해야 할까. 무서운 이미지, 사운드가 주는 공포가 있다 보니까 그런 장면들을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제가 새롭게 얻고 싶은 수식어는 ‘호러퀸’이에요!”
김혜윤은 실감 나게 에피소드를 전하더니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며 또 한 번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인터뷰 내내 자신을 ‘공포 마니아’라고 소개하며, 공포 영화는 거의 다 섭렵했다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무서운 이야기도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풀어내며 현장을 유쾌한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2013년 KBS2 드라마로 데뷔한 김혜윤은 매번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흥미롭게 마주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을 배웠다고 했다. 무엇보다 성실하게 쌓은 필모그라피는 배우 김혜윤의 이름에 신뢰감을 더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자신이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팬들”이라는 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그동안 팬분들께 큰 사랑을 많이 받아왔잖아요. 그래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게 저한테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때문에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앞으로 보여드릴 차기작 캐릭터들이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과는 또 다르거든요. 그 캐릭터에 맞는 모습으로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대해 주세요.”
-
영화 <동감> 이후 4년 만에 스크린 복귀인데요. <살목지>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평소에도 공포 영화를 좋아해서 언젠가는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재밌는 시나리오, 작품을 만나게 돼서 너무 좋아요. 촬영하는 내내 너무 행복했어요. <살목지>는 <심야괴담회>를 비롯한 방송과 공포 채널을 뜨겁게 달궜던 장소를 배경으로 했죠. 여기에 이상민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 완성이 됐어요. 저도 <심야괴담회>를 시청하며 무서워했던 기억이 나요. 그 장면에 나오는 장소와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뻤죠. 무엇보다 물귀신이라는 소재가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계속 홀리고, 끌려가고, 끝이 안 보이는 소재에 흥미로움을 느꼈죠.
-
특히 이번 작품에선 절제된 연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맡은 수인 역할은 감정 표현이 많지 않았어요. 대신 눈으로 연기했죠. 정제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캐릭터도 그렇고, 표정으로만, 눈빛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어려움을 느꼈는데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시고 조언해 주시고 방향성을 많이 잡아주셔서 수인이가 탄생할 수 있었어요. 또한 여타 공포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없는데, 그게 캐릭터와 맞았죠. 제 연기에 만족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영화를 보고 수인이로 잘 녹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영화에서 '물'은 굉장히 중요한 공포 요소인데, 배우 본인은 물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요?
작품 속 수인이는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지만, 실제로 저는 물을 굉장히 좋아해요. 이번에 처음 수중촬영에 도전했는데, 훈련 자체는 두렵지 않았어요. 또한 함께 촬영한 이종원 오빠가 수중 촬영을 능숙하게 해줘서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고요.
-
촬영장에 ‘아이 귀신’이 있었다는 에피소드는 이미 유명한데요.
제가 직접 보고 말을 하고 싶었는데 아쉬워요.(웃음) 뭔가를 발견할까 봐 촬영 중간중간 산속이나 저수지 건너편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형체를 찾진 못했어요. 저는 귀신의 존재를 믿어요. 귀신을 봤을 때의 상황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무용담처럼 귀신을 보고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해봤어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해야 할까요?
-
<살목지>에 앞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심지어 영화의 개봉 날(4월 8일)이 드라마 첫 방송 날짜와 같더라고요.
좋은 기운을 받았으면 해요. 비슷한 시기 변우석 배우의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도 공개됐죠. 서로 파이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행복하게 찍었던 작품이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죠. <선재 업고 튀어> 덕분에 해외에 나갈 때 많은 팬들이 와주세요. 반겨주시는 분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저를 사랑해주시는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분에게 연기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최근 코미디 장르와 예능에서도 활약 중인데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게 배우의 장점이지 않을까요? 늘 이전과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코미디 영화를 찍고 있죠. 해보지 않은 장르여서 그 어느 때 보다 집중하고 있어요. <살목지>를 촬영할 때는 어떻게 하면 무섭게 보일까 고민을 했다면, 요즘은 어떻게 하면 웃길까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웃음) 유머 코드를 배우고 있죠. tvN 예능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 in 칼라페>도 기대해 주셔도 좋아요. 영화 <랜드>를 찍으면서 염정아 선배님이랑 더 많이 친해졌거든요. 자연스럽게 선배가 고정인 예능에 출연하게 됐죠. 예능에서 추구미는 ‘막내지만 야무지다’에요. 선배들이 챙겨주지 않아도 잘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
-
올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는데요. 사람 김혜윤에게 바뀐 게 있을까요?
29살과 30살은 크게 다를까 싶었는데, 일단 가장 큰 변화는 몸으로 오더라고요.(웃음) 감기에 걸려도 빨리 안 낫고, 예전 같으면 몇 분이면 없어지던 베개 자국이 이제는 몇 시간씩 가더라고요. 그런데 신체적 변화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스스로도 갖고 있어요. 때문에 나의 미래 모습이 기대가 되죠. 때문에 한 작품씩 할 때마다 다음 작품에서는 더 깊이 있고 성숙해졌으면 좋겠다는 게 바람이 있어요. 또한 10년 뒤 돌아봤을 때 ‘차곡차곡 해오며 성장했구나’ 느낄 수 있도록 매 작품 시도하고 배우려고 해요. 아직 안 해본 게 너무 많아서, 내가 가진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나리오라면 언제든 도전하고 싶어요!
이벤트
독자의견
웹진구독신청
이전호 보기
독자의견
구독신청
이전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