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에 난리 난 K-소울푸드 돼지국밥
국밥 이야기에 돼지국밥이 빠질 수 있을까. 돼지를 푹 우려낸 육수에 삶은 고기를 얹고 밥을 말아 먹는 한 그릇은 한국인의 허기를 넘어 마음까지 달래주는 소울푸드다. 그리고 이 익숙한 국밥이 이제 태평양을 건너 뉴욕 한복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맨해튼에 문을 연 ‘옥동식’은 2022년 말 진출 이후 단 하나의 메뉴, 돼지곰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는 놀라웠다. 오픈 1년 만에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뉴욕 요리’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뉴욕에서 이 돼지국밥이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국밥을 뉴욕식으로 세련되게 구현했기 때문이다. 맑고 투명한 육수는 기름지지 않아 부담이 적고, 담백하지만 깊은 맛이 난다. 얇게 썬 돼지고기와 토렴한 밥은 식감이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아 완성도가 높다. 결국 미식가들이 좋아하는 ‘정갈한 한 그릇’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뉴욕이 반한 결정적 포인트다.
할랄 문화에 부는 K-푸드 생선구이
두툼한 속살과 촉촉한 식감을 자랑하는 생선구이는 무슬림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미 ‘검증된 한식 메뉴’다. 돼지고기와 술을 피하는 할랄(Halal) 식문화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한식당 앞에 줄이 늘어서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찜이나 구이 위주의 조리법, 그리고 비늘이 있는 생선이 허용되는 할랄 원칙까지. 생선구이는 이슬람 식문화와 의외로 궁합이 좋다. 특히 노릇하게 구워낸 생선은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의 대비가 살아 있고, 담백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자연스럽게 손을 부른다.
생선구이는 조기, 열기, 가자미, 서대, 꽁치, 고등어, 삼치까지 계절에 따라 주인공은 바뀌지만, ‘바삭한 겉, 촉촉한 속’이라는 공식은 늘 같다. 갓 구운 생선 살을 발라 흰쌀밥 위에 올려 먹으면 설명은 필요 없다. 밥 한 공기는 순식간, 결과는 ‘맛없없(맛이 없을 수 없다)’이다.
K-김의 진가 곱창김
한국인의 밥상에서 늘 조연 같던 김이 요즘은 주연으로 나서고 있다. 김은 국내 수산물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되는 품목으로 자리 잡으며 ‘수출 효자’를 넘어 ‘검은 반도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K-컬처의 확산과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며 김의 인기는 국경을 가볍게 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김 수출액은 2025년 11월 20일 기준 10억 1,5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푸드 열풍 속에서 김의 존재감도 함께 커지고 있는 셈이다.
김은 크게 일반김, 돌김, 그리고 곱창김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곱창김은 잇바디돌김으로, 엽체가 길고 구불구불하게 자라 곱창을 닮은 모습에서 이름이 붙었다. 전남 진도·해남·무안·신안 등 청정 해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곱창김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구멍이 많아 질감은 다소 거칠지만, 풍미만큼은 단연 압도적이다. 조미를 하지 않고 살짝만 구워도 바삭한 식감과 깊은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손질은 까다롭고 수확량도 적지만, 한 번 맛보면 ‘김 중의 김’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게 된다.
겨울철 길거리 K-간식 붕어빵
겨울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간식이 있다. 바로 붕어빵이다. 붕어 모양 틀에 구워낸 붕어빵은 바삭한 겉면과 앙금 가득한 속으로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최근 붕어빵의 세계는 훨씬 넓어졌다. 앙버터, 피자, 팥호두, 슈크림, 모차렐라 치즈, 고구마는 기본, 초코와 말차까지 등장하며 취향 따라 고르는 재미가 생겼다. 이제 붕어빵은 ‘겨울 간식’을 넘어 하나의 선택지다.
이 작은 길거리 간식은 한국형 스트리트 푸드를 넘어 글로벌 베이커리 시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여행 브이로그와 K-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며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흐름에 맞춰 식품업계는 말차·고구마·팥·슈크림 등 다양한 맛의 붕어빵을 선보이며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 중이다. 바삭하고 달콤한 이 작은 붕어빵은 지금도 국경을 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