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피우스
안녕! 기원전 3세기의 로마에 온 것을 환영한다. 나는 정치가이자 로마 최초의 수도 ‘아쿠아 아피아’ 건설을 이끈 아피우스라고 한다.
방울이
로마 최초의 수도요? 그전에는 물을 어떻게 구했는데요?
아피우스
테베레강과 우물, 샘에 의지했지. 하지만 도시가 성장하면서 더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방법이 필요해졌어. 그래서 도시 밖의 수원에서 로마까지 물을 끌어오는 새로운 물길을 만들기 시작했단다.
방울이
우와, 로마의 수도군요! 그런데 저 높은 아치 위에도 물길이 있네요?
아피우스
높은 곳의 수원에서 도시까지 완만한 경사를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한 거란다. 계곡처럼 지형의 높낮이가 큰 곳에서는 물길의 높이를 유지하기 위해 아치형 구조물을 이용하기도 하지. 다만 내가 만든 아쿠아 아피아는 약 16km에 이르는 물길 대부분을 땅속으로 냈단다.
방울이
수도라고 해서 전부 저런 높은 아치 위로 물이 흐르는 건 아니군요!
아피우스
맞아. 오히려 땅속을 지나는 구간이 훨씬 많단다. 로마인들은 지형에 따라 땅속으로 물길을 내기도 하고, 필요한 곳에서는 아치형 구조물을 세워 물을 흘려보냈지.
방울이
그런데 그렇게 먼 거리를 흘러오는 동안 물이 오염되지는 않았나요?
아피우스
로마인들도 물을 깨끗하게 공급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했단다. 물길을 덮어 외부 오염을 줄이고, 침전 시설을 두어 흙이나 이물질을 가라앉히기도 했지. 도시로 들어온 물은 분배 시설을 거쳐 필요한 곳으로 보내고.
방울이
그 많은 물은 어디에 썼어요?
아피우스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 물을 공급하지. 안정적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이 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더욱 다양해질 거야.
방울이
제가 살던 시대에서 보니까, 훗날 로마에서는 공공 분수뿐 아니라 대형 목욕탕과 공중화장실에도 물을 이용했다고 하더라고요!
아피우스
그래? 우리가 만든 물길이 훗날 그렇게 다양한 곳에 쓰인다니 놀랍구나. 지금보다 더 많은 물길이 로마 곳곳을 이어주게 되겠네!
방울이
맞아요. 로마에는 나중에 수도가 계속 늘어나서 제정 로마 시대에는 도시로 물을 공급하는 수도가 11개에 이르렀대요. 풍부해진 물 덕분에 대형 목욕탕은 몸을 씻는 곳을 넘어 운동과 휴식, 사교를 즐기는 공간으로 발전했고요.
아피우스
하하, 내가 사는 로마보다 훨씬 거대한 도시가 되는 모양이구나. 하나의 물길에서 시작한 일이 그렇게 커진다니 신기한걸.
방울이
더 놀라운 이야기도 있어요. 아쿠아 아피아 이후 기원전 19년에 만들어진 ‘아쿠아 비르고’라는 수도는 오랜 세월 보수와 변화를 거쳐 제가 살던 시대까지 이어져 있어요. 그 물이 지금도 로마의 유명한 트레비 분수로 흘러간다고요!
아피우스
2천 년이 넘도록 로마에 물이 흐른다고? 우리가 시작한 물길이 그렇게 오래 이어진다니 놀랍구나.
방울이
하나의 물길에서 시작된 로마의 수도망이 수백 년 동안 도시와 함께 자라난 셈이네요!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카이쿠스 (기원전 4세기~기원전 3세기)
고대 로마의 정치가. 기원전 312년 로마 최초의 수도인 ‘아쿠아 아피아’ 건설을 이끌었다. 도시 밖의 수원에서 로마까지 물을 끌어오는 새로운 물길을 마련하며 로마 수도망 발전의 시작을 열었다. 도로 건설에도 힘써 로마 최초의 주요 간선도로인 ‘아피아 가도(Via Appia)’를 건설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