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ter LAB

댐에서 시작되는
로컬브랜딩

지역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와
머물고, 경험하고, 소비하는가이다.
아름다운 수변경관과 자연환경, 물문화와
관광·레저 기능을 품은 댐이 로컬브랜딩 자원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글. K-water연구원    참고자료. 「Water&Tech
INSIGHT」 2026년 6월호

충주댐 수상태양광

정주인구에서 생활인구로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 성장이 이어지면서 지역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국의 인구감소지역은 89곳에 달하며, 지방의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지역의 소득과 활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2020년 5,183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모든 지역이 정주인구를 늘리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지역정책의 시선도 ‘정주인구’에서 ‘생활인구’로 넓어지고 있다. 생활인구란 주민등록인구와 등록외국인은 물론 통근과 통학, 관광, 업무, 휴양 등을 목적으로 한 지역에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체류인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실제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 가운데 약 70%는 체류인구이며, 이들이 전체 소비의 약 40%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을 찾아오는 사람과 이들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일이 새로운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이 된 셈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목받는 전략이 ‘로컬브랜딩(Local Branding)’이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 산업, 생활방식 등 고유한 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하나의 정체성과 경험으로 연결해 특별한 가치를 만드는 방식이다. 치즈를 지역의 대표 산업으로 키운 임실, 바다와 커피문화를 결합해 ‘커피도시’로 자리 잡은 강릉이 대표적이다. 지역이 지닌 자원에 이야기를 입히고, 방문과 체류, 소비로 이어지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로컬브랜딩의 핵심이다.

지역 자산으로 확장되는 댐의 가치

댐의 가치 역시 시대와 함께 달라져 왔다. 1960~1980년대에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뒷받침하며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수력발전을 담당하는 경제성장 기반 인프라였다. 이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생태보전의 역할이 더해졌고, 이후에는 수량과 수질, 생태를 아우르는 통합수자원으로 범위가 확장됐다. 그리고 오늘날 댐은 지역활성화와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지역가치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댐에는 로컬브랜딩의 기반이 될 자원이 풍부하다. 넓은 수면과 산림, 하천이 어우러진 경관은 전망대와 산책로, 야간 경관 등 관광자원이 될 수 있고, 카누·카약이나 유람선, 캠핑, 자전거길과 같은 체험형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다. 댐 주변의 산림과 습지, 생태계는 자연교육과 생태관광의 무대가 된다. 여기에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가 더해지면 댐은 단순히 ‘보는 곳’이 아니라 오래 머물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변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곳곳의 댐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충주댐은 경관조명을 통해 수변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볼거리로 제공하고 있으며 안동댐 역시 낙강물길공원, 월영공원 등을 통해 댐 주변의 자연과 생태계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댐은 각 지역이 가진 환경과 문화적 특성에 따라 경관과 문화, 관광·레저, 생태 등 서로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며 지역의 새로운 자산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일찍부터 활용해 왔다. 미국 후버댐은 댐 건설로 형성된 미드호를 미국 최초의 국립휴양지(National Recreation Area)로 지정하고 수상레저와 캠핑, 낚시 등을 연계했다. 이는 2024년 기준 약 5억5천만 달러의 경제효과와 3,661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일본 쿠로베댐 역시 거대한 방류 자체를 관광콘텐츠로 만들고 인근 산악지역의 케이블카, 산악열차, 로프웨이, 트레킹과 연결해 체류형 관광경제를 만들어냈다.

충주댐 야간 경관조명

‘울트라 레이크 트레일’이 추진되는 한탄강댐

찾아오는 댐에서 머무는 지역으로

그동안 국내 댐 주변 관광은 전망대와 기념관, 물문화관 등 관람 중심의 콘텐츠가 많았다. 이제는 방문과 관람을 넘어 체류와 소비로 이어지는 콘텐츠의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주변 지역 고유의 특성과 댐의 자원을 연결해 지속적으로 지역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2025년부터 지자체·민간·주민과 함께 ‘댐 로컬브랜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댐·호수 중심 콘텐츠’에 ‘로컬 스토리’를 더하는 것이다.
용담댐이 있는 진안에서는 ‘용의 거처’라는 지명과 지역 전설을 용담호와 연결한 ‘트레저헌터 in 진안’을 추진한다. 지역 곳곳에서 ‘여의주’를 찾고 용담댐과 마이산 등 명소를 방문하며 지역 자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안동에서는 전통문화와 K-POP, K-뷰티, K-푸드 등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런앤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안동댐 주변을 달리고 즐기는 새로운 경험을 만든다. 한탄강댐이 위치한 포천에서는 자연과 수변, 지역마을을 하나의 코스로 잇는 댐·호수 중심 트레일 러닝 ‘울트라 레이크 트레일’도 추진한다.
이제 댐은 물을 가두는 시설에 머물지 않는다. 수변경관과 자연환경, 문화와 레저를 품은 지역의 대표적인 공공자산이자 사람을 불러들이고 머물게 할 잠재력을 지닌 공간이다.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댐이 가진 자원이 만나 하나의 브랜드가 될 때, 댐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내는 성장 플랫폼으로 흐르기 시작할 것이다.

안동댐과 월영교

Water&Tech INSIGHT
카카오채널 안내

K-water연구원에서 발간하는 「Water&Tech INSIGHT」를 모바일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카카오채널 바로가기를 누르면 K-water연구원 카카오채널로 연결됩니다.